경기 군포에 있는 궁내초등학교는 지난달 16일 학부모에게 ‘학급경영소신서’라는 팜플렛을 보냈다. 각 반의 담임교사와 교육경력 학급특색 학생지도방향을 사진과 함께 소개한 것.
‘밝은 노래 부르기와 올바른 식사지도를 통해 예절 바른 어린이로 키우겠습니다.’(1학년 김강산교사·교육경력 28년)
‘그림그리기 인성교육을 중점적으로 가르치겠습니다.’(3학년 정경숙교사·여·교육경력 26년)
담임으로 내정된 교사들은 한자공부 창의력 종이접기 생각키우기 일기쓰기 등 가장 자신있어하는 내용을 내세우며 학부모와 학생의 마음을 끌어들였다.
학부모들은 팜플렛을 꼼꼼히 읽으며 자녀성격, 교사성별과 교육경력 등을 감안해 마음에 드는 담임을 선택했다. 학교측은 대부분 학부모의 희망대로 반배정을 했지만 일부 교사에 편중된 사례도 있어 일부는 추첨으로 ‘교통정리’를 했다.
4학년짜리 딸을 둔 주부 이정순씨(39)는 “처음엔 담임교사를 고른다는 게 불경스럽게 생각됐지만 아이가 예능 컴퓨터에 관심이 있어 젊은 여교사를 선택했다”며 “내년엔 남자교사에게 맡기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이 제도를 도입한 궁내초등학교는 설문조사에서 학부모의 75%가량이 ‘만족한다’고 대답하자 올해도 계속 이를 도입했다. 경기도내 포천관인 하남창우 안산원곡 등 3개 초등학교도 이같은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교육효과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 여러 유형의 담임배정 방법을 연구중이다. 같은 학년만 계속 맡게 하는 학년전공제, 학생을 2∼3년간 계속 지도하는 연임제, 교사 2명이 두 학급을 담당하는 복수담임제 등.
궁내초등학교 송주한(宋柱漢)교장은 “걱정과 달리 나이 많은 교사를 기피하는 일은 거의 없으며 학부모도 자신이 선택한 담임에 대해 애정과 관심이 많아 학급운영에 적극 참여한다”고 평가했다.
〈박종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