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린벨트 지역의 개발제한으로 도시 내부의 산이 달동네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산지가 개발되면 산아래 흐르는 하천의 물이 마르게 된다. 우리나라 대도시 내부의 많은 하천들은 유입되는 오염물질의 증가와 산지개발에 따른 수량부족,그리고 복개로 인한 자정능력의 감소라는 삼중고로 이제 회생이 불가능한 죽음의 상태에 와 있다. 산은 저수지와 같은 곳이다. 그러나 도시의 수평적 팽창이 제한됨으로 인해 도심지 산은 마치 빗물을 피하기 위해모자를쓴것과 같은 마운틴 캡핑(Mountain Capping)을 곳곳에서 당하게 되었다. 이는 땅과 물을 함께 죽이는 환경파괴적 개발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새롭게 고려해 볼 수 있는 것이 녹지거래제도라 생각한다. 도시내부에 녹지공간을 확보하는 대신 녹지역할을 할 수 없는 그린벨트지역을 환경친화적으로 개발해 활용하는 것이다. 이 제도는 그린벨트 지역의 개발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도시내부의 녹지공간 확보에 사용하는 의미도 갖는다. 우리나라의 대도시와 같이 도시내부에 녹지공간이 부족한 곳에서는 매우 적절한 제도라 생각한다. 도시 곳곳에 흩어져 있는 적은 규모의 자투리 땅도 녹지거래제도를 통해 도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이제 비효율적인 그린벨트제도는 녹지거래를 통해 도시 곳곳에 ‘녹색의 섬’을 만들어 내는 그린 아일랜드(Green Island)제도로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박석순<이화여대교수·환경공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