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감원태풍」분다…삼성-현대전자등 1천명 넘을듯

  • 입력 1998년 3월 18일 18시 48분


대기업에 정리해고의 태풍이 불기 시작했다. 국제통화기금(IMF)한파가 시작된 이후 대규모 감원을 자제하던 대기업들이 ‘희망퇴직’‘명예퇴직’ 등의 이름으로 대대적인 감원에 나서고 있다.

이번 감원은 사무직과 간부직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점이 특징. 근로자들은 특히 앞으로 아무런 보상도 없는 정리해고 위기에 앞서 약간의 우대퇴직금이라도 받을 수 있는 이번 감원조치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 LG 대우 SK 등 주요 그룹들은 최근 계열사별로 대규모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이번 희망퇴직 규모는 회사에 따라 많은 곳은 1천명안팎으로 지금까지 최대규모였던 선경인더스트리의 9백24명(96년말)을 넘어서고 있다.

이들 기업은 또 이번 희망퇴직 지원자가 목표치에 미달할 경우 추가 정리해고를 실시할 계획으로 알려져 앞으로 한두 달 후에는 수만명의 대기업 근로자들이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인력구조조정을 위해 전사원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하고 이달말까지 지원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희망퇴직자에 대해 7년차 이상은 퇴직금에 1년치 급여를, 7년차 미만자에게는 6개월치 급여를 가산금으로 지급키로 했다.

이번 퇴직자 규모의 목표는 없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퇴직규모가 1천여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전자는 23일까지 명예퇴직 신청을 받고 있는데 퇴직자규모는 1천명이 넘을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대전자 이외에도 현대그룹 계열사 중 현대자동차 현대정공 한국프렌지 등이 대규모 감원을 계획중이다.

작년말 2000년까지 5천명을 감원한다는 계획을 세웠던 현대자동차는 IMF체제이후 생산감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노조측을 설득중이나 노조측 반발이 거세 아직까지 협상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또 현대정공도 공장기계부문 등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사업부문을 폐쇄하고 생산직 사무직 인원을 8백∼1천6백명가량 감원하는 방안을 검토중.

LG전자도 최근 일부 사업부문을 계열사로 이관하는 과정에서 명예퇴직 1백60명을 포함, 모두 8백50여명이 퇴사했으며 대우전자도 3월말까지 간부 70여명 등 총 8백50여명에 대해 명예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SK그룹은 지난달 SK텔레콤이 5백명을 명예퇴직시킨데 이어 이달초 SK증권에서 2백30명이 명예퇴직하는 등 계열사별로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이영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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