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상도동의 마을금고 여직원 최금희씨(21)가 흉기를 든 강도와 맞서 ‘맹렬한 격투’를 펼친데 이어 최근 흉기를 든 강도를 붙잡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늘어나는 ‘용감한 시민’을 바라보는 경찰은 걱정이 앞선다.
6일에는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주택가에서 20, 30대 주부 2명이 칼을 든 강도를 붙잡았고 19일에는 실탄이 장전된 권총으로 위협사격을 하는 은행강도에 맞서 행원들이 몸싸움을 벌인 끝에 범인이 검거되기도 했다.
경찰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초보강도’가 늘어난데다 국제통화기금(IMF)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이 자기 것을 지키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게 됐기 때문” 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흉기를 든 강도를 상대로 지나치게 저항할 경우 자칫 부상을 하거나 목숨을 잃게되고 보복범죄의 우려도 있다는 것이 경찰의 입장.
10일 저녁 서울 강남구 역삼동 T주류도매상 사무실에서는 흉기를 든 3인조 강도와 격투를 벌이던 이웃 가게 주인 최모씨(47)가 숨지고 2명이 다친 적도 있었다.
경찰관계자는 “최근들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며 “재산보다는 목숨을 더욱 소중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형사정책연구원 기광도(奇光度)연구원은 “무엇보다 생명을 우선해 상황에 대처하면서 잡으려는 노력보다는 인상착의와 차량번호 등을 파악, 경찰을 통해 검거할 수 있도록 신고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경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