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성혜랑씨의 딸 이남옥씨(32)도 북한탈출이래 유럽의 한 나라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김정일의 수양딸 노릇을 했었다.
이남옥씨는 27일 한국언론으로는 최초로 동아일보와 가진 단독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런던의 한 변호사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씨는 이모인 성혜림씨에 대해 “어머니는 96년 1월 혼자 북한을 빠져 나와 유럽으로 탈출했으며 이모와 같이 탈북해 우리 세사람이 함께 잠적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당시 이모는 북한을 떠나지 않았고 그후 모스크바나 제네바에 갔었는지 여부는 알지 못한다”며 “아들 정남이가 있기 때문에 북한을 떠나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성혜림씨의 탈북가능성 자체를 부정했다. 이남옥씨는 13세때 김정일총비서와 성혜림씨 사이에 태어난 김정남(金正男·27·당시 8세)의 말동무가 되기 위해 어머니(성혜랑)와 함께 김정일사저로 들어가 살다 92년 4월 북한을 떠나 모스크바와 제네바를 거쳐 서방세계로 잠적했었다. 이씨는 어머니 성씨가 96년1월 북한을 탈출해 제네바에 도착하자 그곳에 가 어머니를 모시고 다른 나라로 떠났다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와 함께 살지는 않지만 가끔 만난다”고 말하면서 구체적인 장소는 밝히지 않은 채 “나와 함께 같은 유럽나라에 살고 있다”고만 확인했다.
그는 현재 공부(서양역사)를 하고 있고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살고 있다며 다만 “언론을 피하고 싶고 정치적으로 이용당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잠적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탈북 이유에 대해 “하고 싶은 공부가 있었지만 북한에서는 배울 길도, 일할 길도 없어 스스로의 인생을 선택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북한체제에 대해 “북한은 곧 김정일총비서”라고 말하고 김정일은 북한을 개방할 가능성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며 “그가 모든 중요한 결정을 하기 때문에 북한과 화해하려면 먼저 그를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외국인관광객유치, 투자유치 영공개방 등은 김정일의 결정이 아니고는 불가능한 것이며 이런 것들은 개방의 신호로 봐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북한체제와 식량난에 대해 이씨는 “세계가 변하고 있는만큼 북한도 살기 위해서는 변해야 하며 분명 변할 것으로 본다”면서 “지금은 무엇보다 굶어죽는 어린이와 사람을 먹여 살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씨는 한국언론과의 첫 인터뷰 이어서인지 예민한 반응을 보였으며 지난해 2월 한국에서 피살된 오빠 이한영(李韓永·본명 이일남) 김정일 김정남 등 다른 사람의 생활 등에 대해 언급하기를 단호히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