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의 교직원들도 이젠 이런 비정상적인 교육현실에서 탈피해 정상적인 교육자가 되기를 갈망하고 있다.
오늘과 같은 입시제도와 교육현실에서는 다가오는 세기에 적합한 인재를 양성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의 바람은 고등학교에서 정상적인 교육이 이뤄지고 대학은 필요한 학생을 자연스럽게 선발해 잘 가르치는 대학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서울대의 특차모집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분명해진다.
서울대 특차모집은 어차피 서울대에 들어가려는 학생에게는 한번 더 전형의 기회를 줌으로써 진학지도 교사와 학부모 그리고 수험생의 입장에서는 불안감을 완화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단과대 단위에서 학생을 선발하게 돼 입시의 분산 관리와 단과대별 특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논술시험이 배제되고 학생부 반영비율이 하향 조정되는 등 수능비중이 한층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 고등학교 입장에서는 걱정되는 점 또한 적지 않다. 서울대의 특수성으로 보아 이 제도의 시행에는 더 많은 여론 수렴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 기회에 모든 대학에 제안하고 싶은 것은 대학에서는 우수한 학생을 뽑는 데만 정력을 쏟지 말고 어떻게 받아들인 학생이건 좀더 훌륭하게 키우는 데 매진함으로써 고등학교의 진학지도가 교육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대학입시의 다양화와 자율화가 중요한 것처럼 고등학교에서도 다양화와 자율화는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자면 한줄 세우기를 강요하는 입시제도는 마땅히 지양돼야 할 것이다. 수능을 자격요건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비롯하여 모집 단위를 학과 또는 계열단위로 특성화할 수 있도록 면접과 논술고사를 강화하고 학생부 반영비율과 방법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방향으로 특차모집도 검토되었으면 한다.
정용술<광남고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