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이 건물 꼭대기층에 사는 김한기씨(65)가 가벼운 화상을 입었다.
불이 난 호프집에는 화재진압 장비나 비상구가 없었고 창문이 밀폐돼 있었으며 유일한 출입구에서는 불길이 번지고 있어 인명피해가 컸다.
▼ 화재발생 ▼
불은 3층 호프집으로 오르는 계단에서 시작돼 가게 내부로 번져 70여평의 내부 중 출입구 근처 20여평을 태우고 30분만에 꺼졌다.
화재당시 상황에 대해 김씨는 “다섯식구가 꼭대기층 방에서 저녁을 먹고 있는데 3층 계단을 타고 연기가 올라와 계단쪽을 보니 이미 불길이 치솟고 있어 집사람 등 식구 4명은 뒷건물인 귀빈장 여관에 PVC파이프를 연결해 대피시켰다”고 말했다.
거동이 불편한 김씨는 화재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에 의해 구출됐다.
▼ 화재진압 ▼
화재발생 5분만에 출동한 소방관들은 3층 계단과 호프집 입구에서 불길이 타오르는 바람에 곧바로 인명구조 작업에 들어가지 못하고 30여분 뒤 불길을 잡고 호프집 내부로 들어갔다.
그사이 이미 호프집 내부에 있던 사람들은 대부분 질식사했고 2명은 창가에서 탈출을 시도하려다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한 채 숨져 있었다.
호프집 내부는 벽에 유독가스를 내는 압축석면을 바르고 그 위를 섬유강화플라스틱(FRP)으로 장식한데다 소화전 등 소방시설이 전혀 없었다.
소방관들은 “불이 호프집 출입문 바닥쪽에서 시작돼 바닥 카펫을 태우는 바람에 2m50㎝가량의 좁은 계단과 출입구를 빠져 나오지 못한 손님과 종업원들이 우왕좌왕하면서 유독성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며 “비상구가 없는데다 창문이 함석으로 막혀 피해가 컸다”고 밝혔다.
▼ 경찰수사 ▼
경찰은 1차 현장조사 결과 3층 계단에 있던 두꺼비집이 완전히 녹아내린 점으로 미루어 누전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정밀 조사중이다. 경찰은 또 3층 계단에서 불이 시작됐다고 목격자들이 말하고 있으나 3층 계단에 별다른 인화성 물질이 없어 방화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성남〓박종희·하정봉·박윤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