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對운전자 「단속 숨바꼭질」…한대40만원 디텍터 불티

  • 입력 1998년 5월 1일 21시 00분


교통경찰이 서 있는 곳을 미리 알 수는 없을까.

운전자들의 이런 ‘열망’이 속도측정기 탐지장비인 디텍터(Detector)를 낳았다. 한대에 40만원정도. 경찰 스피드건에서 나오는 전파나 레이저가 탐지되면 1∼1.5㎞ 전방에서 경보를 울린다. 속도를 줄이고 조심하라는 사인이다.

서울 청계천 세운상가와 남대문 시장에선 이 디텍터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미국의 벨 코브라 발렌타인 원 등 4개사와 일본 아스트로사 제품이 대부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나온 국산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궁핍’이 깊어지면서 디텍터를 찾는 운전자가 6배 이상 늘었다고 상점측은 말한다. 원래 고속도로나 국도를 자주 이용하는 화물트럭 운전사가 주고객이지만 요즘은 일반 운전자도 많이 찾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살 수도 있어 통계는 없지만 수만대의 화물트럭과 승용차가 디텍터 장치를 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트럭운전사 서모씨(41)는 “물건을 정해진 시간에 나르려면 과속이 불가피한데 경찰단속에 걸려 매달 10만원 이상 과태료를 내는 것보다 디텍터를 구입하는게 훨씬 경제적이다”고 말했다.

‘스텔스 페인트’도 인기. 자동차 번호판에 칠해두면 단속카메라에 찍히더라도 현상이 안되게 한다.

첨단장비를 동원해 단속하는 교통경찰, 첨단장비를 이용해 빠져 나가려는 운전자들의 숨바꼭질….

〈나성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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