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4인 가족의 한달 수돗물 사용량이 평균 19t인 점을 감안하면 네 가족 1백가구가 35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일반 양수기 1대가 하루 퍼낼 수 있는 물이 3천6백t이므로 80만t을 모두 빼내는 데는 2백22일이 걸린다. 1백대를 투입해도 이틀이 넘게 걸리는 셈.
그러나 7호선 침수지역에 동원된 양수기는 고작 49대. 그나마 조작 미숙으로 시간당 3천3백75t, 하루평균 8만1천t의 물을 빼내는 데 그치고 있다.
3일 0시부터 시작된 양수작업은 오후2시 현재 4만7천여t으로 5% 남짓 물을 빼낸 상태다.
이 속도라면 80만t을 모두 퍼내는데 10일 정도가 걸린다.
서울시는 양수작업을 5일까지 끝마치기로 하고 3일 오후늦게 양수기를 추가 배치했다.
양수작업이 늦어짐에 따라 피해액수도 커질 전망.
7호선 지하철 공사에 투입된 공사비는 1㎞당 7백억원. 이 중 1백억∼1백50억원이 열차자동제어장치, 전기시설, 자동개집표기, 소방설비 등 역내 시스템 공사비에 투자됐다.
이번 사고의 피해 구간이 11개역 8㎞이므로 8백억∼1천2백억원어치 시스템 장비가 이틀 넘게 물에 잠겨있게 되는 셈이다.
서울시는 값나가는 장비들 중 일부는 물이 밀려들기 전 빼내왔기 때문에 피해액이 예상보다는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확한 피해액수 파악은 물이 빠진 3일 뒤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이진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