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침수]물 얼마나 찼나?…11개역 80만톤 유입

  • 입력 1998년 5월 3일 20시 17분


2일 중랑천 범람으로 서울 지하철 7호선 11개역에 들어온 물의 양은 모두 80만t. 물에 잠긴 공간이 역마다 다르지만 평균 폭 20m, 수심 5m씩 11개역에 걸쳐 8㎞가량이 물에 잠겼으므로 80만t에 이른다는 것이다.

서울시내 4인 가족의 한달 수돗물 사용량이 평균 19t인 점을 감안하면 네 가족 1백가구가 35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일반 양수기 1대가 하루 퍼낼 수 있는 물이 3천6백t이므로 80만t을 모두 빼내는 데는 2백22일이 걸린다. 1백대를 투입해도 이틀이 넘게 걸리는 셈.

그러나 7호선 침수지역에 동원된 양수기는 고작 49대. 그나마 조작 미숙으로 시간당 3천3백75t, 하루평균 8만1천t의 물을 빼내는 데 그치고 있다.

3일 0시부터 시작된 양수작업은 오후2시 현재 4만7천여t으로 5% 남짓 물을 빼낸 상태다.

이 속도라면 80만t을 모두 퍼내는데 10일 정도가 걸린다.

서울시는 양수작업을 5일까지 끝마치기로 하고 3일 오후늦게 양수기를 추가 배치했다.

양수작업이 늦어짐에 따라 피해액수도 커질 전망.

7호선 지하철 공사에 투입된 공사비는 1㎞당 7백억원. 이 중 1백억∼1백50억원이 열차자동제어장치, 전기시설, 자동개집표기, 소방설비 등 역내 시스템 공사비에 투자됐다.

이번 사고의 피해 구간이 11개역 8㎞이므로 8백억∼1천2백억원어치 시스템 장비가 이틀 넘게 물에 잠겨있게 되는 셈이다.

서울시는 값나가는 장비들 중 일부는 물이 밀려들기 전 빼내왔기 때문에 피해액이 예상보다는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확한 피해액수 파악은 물이 빠진 3일 뒤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이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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