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주인공은 토목기술자인 박배영(朴培永·37·전북 완주군 용진면)씨.
23일 결혼할 예정이던 박씨는 12일 오후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신동 전세방으로 신혼살림을 나르던 중 2층 난간에서 떨어져 뇌사상태에 빠졌다.
박씨의 가족은 병원측으로부터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평소 박씨의 뜻대로 신장 안구 심장 등 모든 장기를 필요한 환자에게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박씨의 신장은 전북대와 원광대병원에 입원중인 두 환자에게, 심장은 삼성서울병원의 한 환자에게 14일 각각 이식됐다. 각막도 두 명의 시각장애자에게 이식됐다.
아버지 박진남(朴鎭南·65)씨는 “배영이가 평소 ‘사고를 당하거나 병으로 죽게 되면 장기를 모두 기증하고 싶다’는 말을 해왔다”며 “하늘나라로 간 아들도 이를 알면 기뻐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2남4녀 중 장남인 박씨는 88년 어머니가 숨지자 아버지의 재혼과 동생들의 결혼을 위해 자신의 결혼을 미뤄오다 최근에야 약혼녀 윤모(37)씨와 결혼날짜를 잡았을 정도로 효심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김광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