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한국전력이 세운 뒤 학교측이 실습용으로 사용하다 이제는 기둥만 남은 8개의 전신주중 1개에 딱따구리 가족이 ‘몰래’ 보금자리를 튼 것. 이 ‘아지트’는 학교측이 최근 교내 조경사업을 위해 전신주 주변에 있던 나무 7,8그루를 베어내면서 노출됐다.
딱따구리 가족이 둥지를 튼 곳은 전주가 썩지 않도록 기름이 칠해져 있고 주변에 도로가 지나 매연이 심한데다 학생들이 저녁 늦게까지 용접을 하는 등 주변 환경이 좋지 않은 곳.
조류학자들은 “조건은 열악하지만 천적이 적고 학교 주위에 나무숲이 울창해 둥지를 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딱따구리 가족은 사람들에 노출됐지만 아직은 보금자리를 떠나지 않고 있다. 어린 새끼가 날갯짓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태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