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구 빚 1천6백만원…韓銀 발표

  • 입력 1998년 6월 2일 19시 29분


우리 가정이 빚더미에 짓눌려 있다.

일반 국민이 금융기관이나 판매회사에서 빌린 돈은 작년말 현재 2백11조원으로 경상 국내총생산(GDP)의 50%를 넘어섰다. 가구당 1천6백여만원에 국민 1인당 4백50여만원꼴.

가계빚이 늘어난 것은 과소비 풍조에 젖어 능력에 부치는 소비를 한 탓이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97년중 가계신용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가계신용잔액은 작년말 현재 2백11조1천6백63억원으로 96년말에 비해 20.9% 증가했다.

▼얼마나 썼나〓작년은 외환위기로 원화가치가 크게 떨어져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넘어선지 2년만에 다시 1만달러 아래로 추락한 해.

일본의 경우 1만달러를 넘어선 84년의 가계신용이 경상GDP의 29.5%에 불과, 우리 국민의 씀씀이가 얼마나 컸는지 짐작할 수 있다.

대기업의 연쇄부도 여파와 가계소득 증가세의 둔화로 가계의 소비심리가 위축됐던 작년 한해동안 무려 36조5천억원의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한은은 “소비지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은행차입이나 신용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중저소득층의 소비성향이 높아지면서 가계소비가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전체 소비지출액 중에서 빚이 차지하는 비중은 13.6%로 계속 높아지는 추세라는 설명.

▼과소비끝에 남은 것은 연체〓작년말 현재 7대 시중은행의 연체 가계대출금은 1조88억원. 1월말에는 연체대출금이 1조2천9백81억원으로 한달새 2천9백억여원이 불어났다. 작년에는 한달평균 가계연체금 증가액이 27억원에 불과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대출금 연체 등으로 신용불량자로 낙인찍힌 사람만 약 2백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96년말 1백50만명에서 1년5개월만에 1백만명이 늘어난 셈.

〈이강운·이용재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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