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국립문화기관 위탁경영]유민영/효율성 높이는길

  • 입력 1998년 6월 3일 19시 34분


나라 전체가 변혁의 진통을 겪고 있다. 정부수립이후 처음 여야정권교체를 이룬 만큼 50년의 적폐를 걷어내는 아픔이 따르는 것은 극히 자연스런 일이다.

문화부문도 예외일 수는 없다. 최근 정부의 문화기관 운영개선 방침에 대한 논란이 분분한 것 같은데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보아야 할 것 같다.

사실 국립극장을 비롯한 박물관 미술관등이 출범할 당시엔 그 운영에 대한 전진적 모델이 없이 시작한 것이다. 그 결과 오늘날 국가예산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면서도 부실한 문화기관으로 전락한 것이다. 물론 나라의 보물을 시장원리에 내몬다든가 경쟁력을 가지라는 것은 무리지만 공연장(시민회관 포함)만은 다르다. 어느 나라에서나 순수문화는 보호 육성되고 있지만 부분적으로 상품성과 후원회등을 통한 경영마인드를 도입하고 있다. 100% 국가예산에만 의존하는 나라는 없다.

우리 문화기관의 가장 큰 문제는 비전문 일반 공무원들이 지배하고 있는 점이다. 따라서 무지에서 오는 무관심이 매너리즘을 불러오고 비효율성의 극치를 달리게 되는 것이다.

이제는 그러한 구조의 혁파를 할 때가 되었다. 그 방법은 다름아닌 ‘공법인화’로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국가가 일정 예산을 대고 전문가에게 책임 경영을 맡기는 형식이다. 정부산하 문화기관의 효율성과 공익성을 높이는 길은 그 방법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유민영(단국대교수·전 예술의전당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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