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근로자 명목소득 사상 첫감소…실질소득 10.8%줄어

  • 입력 1998년 6월 9일 19시 44분


명목소득이 35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도시 근로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 식료품을 덜 사는 것은 물론 병원비와 자녀교육비까지 줄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대상 5천5백가구중 무직가구 비중이 8.5%에서 12.9%로 늘어나 8가구당 1가구 꼴로 가장이 실직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감소보다 소비지출이 더 많이 줄어들어 가계의 흑자율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1·4분기 도시근로자 가구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이 기간 도시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2백23만2천3백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백29만7천1백원보다 2.8% 감소했다.

도시근로자의 명목소득이 줄어든 것은 통계청이 63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소득은 무려 10.8%가 줄어 80년 4·4분기(-13.4%)이후 17년 9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이같은 소득감소는 극심한 소비위축으로 이어져 작년 4·4분기에 소비지출이 처음으로 0.8% 감소한 데 이어 금년 1·4분기에는 8.8%나 줄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소비지출 감소율은 16.3%에 달해 지난 80년 4·4분기 마이너스 10.8%의 기록을 깨며 사상 최고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소비지출을 항목별로 보면 자녀 교육비가 지난해 4·4분기 2.8%가 줄어들어 80년이후 17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한데 이어 올해 1·4분기에는 -6.0%로 더욱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교양오락비가 28.7% 줄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고 외식비와 피복신발비도 24.3%와 23.9% 줄었다.

보건의료비(-15.4%)와 사교육비를 포함한 교육비(-6.0%)마저 감소해 줄일 수 있는 소비는 모두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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