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위 몇개 대학을 연구중심 대학으로 하고 나머지 대학 특히 지방대학은 학부교육중심 대학으로 개편하자고 주장한 문용린교수(서울대)의 연구가 언론에서 주목을 받았다.
연구와 교육을 대학별로 나누면 더 효율적이라는 이 제안은 얼핏보면 지극히 경제적이고 타당한 주장인 듯 싶다. 그러나 대학 교수라면 대부분 연구와 교육은 별개가 아니라는 말에 수긍할 것이다.
양질의 교육을 위해서는 그것이 학부과정이든 대학원과정이든 모든 교수에게 연구가 필수적이다.
많은 지방대학더러 학부교육만 담당하라는 주장은 우수한 연구 및 교육능력을 갖고 상당한 성과를 낸 많은 교수들의 연구의욕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
지방대학의 활발한 연구분위기는 교육의 질을 높이고 전체 학문의 발전 뿐 아니라 지역사회와 기업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왔다. 이를 무시하고 지방대학을 단순한 학부교육기관으로 축소시키자는 생각은 지방대의 역할과 위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서울 중심적 사고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묻고 싶다.
학문은 하나의 생명체와 같다. 효율성이란 미명아래 상위 몇개 대학이 연구를 독점하게 만든다면 상호 경쟁과 생산적인 비판이 줄어들게 되고 결국 학문은 동맥경화에 걸려 생명력을 잃게 될 것이다.
최재식(강릉대교수·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