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옌볜(延邊)과학기술대학(총장 김진경·金鎭慶)과 옌볜과기대후원회(이사장 곽선희·郭善熙목사)는 11일 남북한 정부로부터 ‘나진과학기술대학’ 설립허가를 받아 이달 중 현지에서 착공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남북한 정부의 공식 승인을 받아 남북협력사업으로 북한에 대학을 세우는 것은 분단 반세기만에 처음으로 북한의 김정일(金正日)총비서도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진 선봉 자유무역지대 1백만평에 세워지는 나진과기대는 북한의 개방과 관련되는 분야인 공대 상경대 외국어대 농대 등 4개 단과대로 구성되며 1차 완공 및 개교는 2000년 9월. 대학건물 23개동(연건평 7천여평)은 홍익대와 북한의 평양건설건재대학, 옌볜과기대가 공동으로 설계했다. 신입생 정원은 1천5백여명, 강의는 남북한 및 외국인 교수들이 함께 맡는다. 대학 운영은 2050년까지 옌볜과기대에서 맡고 그후에 북한측이 운영키로 합의했다.
공사비는 2000년 개교까지 5백만달러(약 70억원), 2017년까지 3천만달러가 예상되며 이 비용은 한국과 미국에서의 모금 및 현대건설 등 국내 기업의 참여로 충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측에서는 대지를 무료로 기부하고 건축 자재 등을 실비로 제공한다.
김총장은 “남북이 협력사업을 통해 북한지역에 대학을 세우기로 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놀라운 변화”라며 “대외무역 및 공업분야 인재를 양성해 북한의 개방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옌볜과기대는 나진과기대가 문을 여는 2000년까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8월부터 나진에 있는 국제평화센터를 활용, 북한 젊은이들에게 컴퓨터 영어 무역실무를 교육할 계획이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