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는 실수로 「쥐약 냉면」제조…탄산바륨 잘못 사용

  • 입력 1998년 6월 13일 19시 40분


충남 논산시에서 한명을 숨지게 하고 40여명의 식중독 환자를 발생시킨 문제의 냉면은 쥐약원료인 탄산바륨(BaCO3)을 재료로 잘못 써서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충남지방경찰청은 13일 냉면 시제품 제조에 전분용으로 사용된 재료가 쥐약원료나 윤활유 첨가제로 쓰이는 탄산바륨이란 사실을 밝혀내고 이 냉면을 먹고 숨진 대구 S공업사 직원 김상청씨(42) 등이 문제의 재료를 구입한 경위 등을 수사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11일 오후 논산시 화지동 동양제면소에 새 냉면기기를 설치한 뒤 자신들이 갖고 온 탄산바륨 25㎏짜리 2포대에서 10여㎏을 꺼내 메밀과 9대1 비율로 섞어 냉면을 제조했다는 것.

경찰은 김씨 등이 이 포대에 든 탄산바륨을 전분으로 잘못 알고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대구지역 전분 판매업소들을 상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탄산바륨은 백색의 무미무취한 유독성물질로 외견상 전분과 비슷하다.

충남도는 동양제면소측이 제조해 식당 등에 판매한 냉면재료를 모두 긴급수거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하는 한편 김씨의 시체를 부검키로 했다.

〈논산〓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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