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성(性)기능과 관련해 병원을 찾는 남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비아그라. 하루에 십여명씩, 이 약에 관련한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어디서 살 수 있죠” 전날밤 비아그라를 복용하고 “효과가 하나도 없는데 이유가 뭡니까” “여성들도 먹어도 된다던데…”하고 물어오는 이들까지 비아그라를 둘러싼 사람들의 관심이 뜨겁다.
“돈은 얼마든지 줄테니 약을 구해달라”고 막무가내로 사정하는 환자들을 상담하면서 난처함을 겪은 적도 여러번.
일부 비뇨기과에서는 이런 환자들의 ‘간곡한 요구’를 이기지 못해 몰래 구입한 비아그라를 환자들에게 팔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얼마전에는 “미국에서 몰래 약을 구해왔는데 구입할 생각이 없느냐”며 병원에 찾아와 약을 내놓는 이를 돌려보낸 적도 있다.
암시장을 통해 30알짜리 비아그라 한통을 1백만원이나 주고 샀다는 환자의 고백을 들을 때는 안타깝다 못해 측은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이원장은 말한다.
막무가내로 약을 구해달라고 조르는 이들에게 약의 본래 사용목적과 부작용 등에 대해 설명해 주면서도 남성들의 절실한 ‘고민’을 익히 아는 이씨로서는 이들을 막연히 비난할 수만은 없다.
이씨는 “성에 대한 무지로 상당수 정상적인 남성들도 ‘강한 남성(性)신화’에 시달리면서 자신의 성기능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단순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를 한국남성들이 정력제 착각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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