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철씨 납치 당일 가장 결정적 역할을 한 경찰정복차림의 남자는 전직경찰출신의 이기본(李起本·42)씨. 16일 새벽 경기 안산시 그의 집에서 붙잡힌 이씨는 93년 8월 서울 용산경찰서 서계파출소장(경위)으로 재직 당시 금품을 요구하며 절도사건을 무마해준 혐의로 해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87년 대선 당시 노태우(盧泰愚)후보의 경찰경호요원이기도 했던 이씨는 자기 소유의 3층 다세대주택 전부를 내주고 최근 옥탑에서 생활하고 있을 정도로 빚에 쪼들리고 있다. 이씨는 1년 가량 택시운전 일도 했다.
현장에서 발견된 다이너마이트를 제공한 인물은 인천 부평구에 살고 있는 40세 가량의 임원태(40)씨. 임씨는 동네 다방을 출입하면서 오씨와 알게 되었다. 오씨는 경찰에서 “3월 다방에서 임씨에게 범행을 제의하며 현금 10만원을 줬더니 청계천에서 다이너마이트를 구입해왔다”고 진술했다.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30세 가량의 최모씨는 이번 사건에 가장 늦게 뛰어들었다. 최씨는 역시 오씨가 자주 드나들던 인천 한 다방 여주인의 남편으로 사건발생 사흘 전에야 합류해 신원확인이 늦어지고 있다.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