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비리 사건 보도를 보고 아들 셋을 현역에 입대시킨 아버지로서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국방은 국시의 제1이요, 한일합방과 6·25전쟁을 겪은 우리로서는 국토방위야말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신성한 국민의 의무다. 그런데도 지도층과 부유층이 거액의 금품을 살포해 가면서 아들의 군복무를 면제시키려 했다니 이 나라의 장래가 걱정스럽기 짝이 없다. 군장성급도 연루되었다 하니 생선가게를 고양이에게 맡긴 꼴이 되었다. 자식들의 징집영장을 받고 고난의 길로 들어서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묵묵히 군에 입대시킨뒤 제대할 날만 손꼽아 기다리며 남몰래 눈물을 흘리는 어버이들이 그 얼마인가. 본인의 세아들도 해병대를 지원하여 대학을 휴학해가면서 복무중이다. 할 수만 있다면 카투사나 후방에 배치시켜 편하게 군복무를 마치기 바라는 솔직한 마음이 없지 않지만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하는 것이요, 고통의 날은 영원하지 않다는 신념으로 버티라고 격려해주곤 한다.
영국은 2차 대전이나 몇해전 포클랜드전에서 왕자들이 직접 전쟁터에 앞장서 나가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으며 미국의 아이젠하워 전대통령도 아들을 한국전에 파견했다. 이처럼 지도층의 모범적인 행동이 있었기에 대영제국이나 세계의 경찰국가 미국이 탄생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정부는 징집비리를 철저히 조사해 연루자의 명단을 공개하고 부당하게 징집을 피한 자는 응분의 대가를 치르도록 하여 열심히 복무하는 군인들의 사기를 올려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