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상중이던 장마가 사라졌다. 원인은 엘니뇨 후폭풍.
최근 소멸한 엘니뇨의 여파로 예년보다 일찍 발달한 장마전선이 맥을 못추고 있는 것이다.
올해 장마전선은 예년보다 일주일 이상 이른 13일 제주도에 상륙해 제주도와 남해안 지방에 1백㎜가 넘는 많은 비를 뿌렸다.
그 후 호시탐탐 북상을 노리고 있지만 일주일이 넘도록 제주도 남쪽해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19일과 21일 제주도를 포함한 남부지방에 약간의 장맛비가 내렸을 뿐 그밖의 지방은 대부분 30도 안팎의 무더위에 시달려야 했다.
기상청은 “22, 23일 제주도를 중심으로 약간의 비가 예상되지만 본격적인 장마는 언제 시작될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동북아시아 지역의 기상특징 가운데 하나인 장마는 저온다습한 오호츠크해 고기압과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만나면서 발생한다.
올해 장마가 예년보다 열흘 가량 일찍 시작된 것은 엘니뇨의 영향으로 북태평양 고기압이 이상발달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엘니뇨가 갑자기 소멸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도 급격히 세력이 약화됐다.
이에 따라 오호츠크해 고기압의 세력에 밀려 북상중인 비구름대가 분산되고 있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
기상청은 “이르면 26, 27일경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될 것으로 보이지만 장마전선이 북상을 계속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