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강조하고 싶은 대목에서는 지난해 대통령선거 이후 자제해온 ‘칼도마 제스처’를 써가며 길게 설명했고 실업문제 등 어려운 사안에 대해서는 심각하고 무거운 표정을 지었다.
지역주의 극복문제가 나오자 김대통령은 기다렸다는 듯이 “어려운 질문이 나올 것 같아서 주변에서 나오지 말라고 했으나 만용을 부려 나왔다”며 여유를 보인 뒤 단호한 어조로 지역주의 극복을 강조했다.
그러나 국민의 초미의 관심사인 실업 및 중산층 붕괴 문제에 대해서는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신중하게 접근했다.
김대통령은 당장 획기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현실을 비교적 길게 설명한 뒤 국민의 인내심을 호소했다. 이 과정에서 손에 쥐고 있던 펜을 선생님이 요점을 강조할 때처럼 흔드는 등 청중을 설득하려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