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독일 등 외국에서 5년간 생활하다 며칠전 귀국한 그는 전학수속을 마치고 1일 첫 등교를 했다. 그러나 설레는 마음으로 학교에 나온 J군에게 다가온 것은 ‘따뜻한 관심’보다는 ‘이지매’였다.
1교시 수업이 끝나고 휴식시간에 옆반 학생이 찾아왔고 서로 눈길이 마주쳤다. ‘구경’온 학생이 ‘왜 쳐다보느냐’며 시비를 걸어왔다. 서서히 감정이 상하기 시작했다.
다음 휴식시간에도 머리모양과 어눌한 말투 등을 문제삼으며 시비가 이어졌다.
급기야 점심시간, ‘구경왔던’ 학생이 찾아와 화장실로 따라오라며 데려갔다. 이어 뺨을 툭툭 치며 싸움을 걸어왔고 서로 주먹이 오갔다.
결국 J군은 다부진 체격의 그 학생에게서 머리와 얼굴을 20여대 두들겨 맞았다.
싸움이 이어지는 동안 화장실부근에는 20여명의 학생들이 몰려들어 싸움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나 말리는 학생은 아무도 없었다. J군의 눈 언저리가 붓고 입안에 피가 조금 났다.
‘억울하고 분한 마음에 막 울면서 집으로 가려고’ 했다는 J군.
“귀국전부터 학교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첫날부터 이렇게 당할 줄은 몰랐어요. 너무 억울하고 분했습니다.”
하교길에 병원에 들른 J군은 하지만 고국에서 학교를 다니게 된게 아직은 기쁘단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지만 앞으로 학교 친구들과 친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김경달기자〉d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