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명 탈세유형]5백원짜리 주식,6천원에 팔아

  • 입력 1998년 7월 6일 19시 56분


국세청이 과거에 부동산 투기자 명단을 발표한 적은 있지만 집중조사에서 드러난 탈세자들의 명단을 일괄 공개하기는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6일 밝혀진 부실기업주들의 탈세수법은 기업이 망할 때 기업주가 회사돈과 세금을 어떻게 빼돌리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들도 가짜 영수증으로 세금을 포탈했다가 적발됐다.

▼회사돈 빼내기〓부실기업주들은 기업이 기울어가는 와중에서 주식거래와 가짜 세금계산서 및 어음 거래 등으로 기업 자금을 빼돌렸다.

고려통상 이창재(李彰宰)회장은 고려종금이 지난해 12월2일 업무정지로 주가가1주당 5백40원으로 급락하자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고려종금 주식 1백55만주를 그 달 23일에 매매해놓고 서류상으로는 7월2일 매매한 것처럼 허위로 계약서를 작성했다. 고려통상은 이씨로부터 5백40원짜리 주식을 6천7백60원에 사들여 96억원의 손실을 입었고 이씨는 그 만큼 부당 이익을 거뒀다.

그는 고려증권 주식도 같은 식으로 거래, 주식 매각대금 가운데 2백53억원을 자신이 고려통상으로부터 빌린 차입금과 상계했다.

이기덕(李祺德)산내들인슈회장은 최근 3년동안 실물거래 없이 5백78억원 상당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만들어 이를 근거로 어음을 발행해 은행에서 할인받아 자금을 조달했다.

이씨는 모두 1백12억원의 회사자금을 빼내 개인지분을 늘렸고 타인 명의의 차명계좌에 50억원을 빌려주었다.

▼스타들의 탈세〓가수 김건모(金建模)씨와 신승훈(申昇勳)씨는 고액의 수입을 올려 소득세 부담액이 증가하자 백화점 등의 허위 영수증을 모았다. 이같은 방법으로 실제로 사지 않은 의상 구입비를 10억여원이나 경비로 계상했다.

김씨는 또 영화출연료 등 수입금액 일부를 신고하지 않았다. 이같은 방법으로 김씨와 신씨는 94∼96년 3년 동안 2억6천7백만원과 3억8백만원의 세금을 포탈했다.

▼국고금 낭비〓박광춘(朴光春)대창공업 대표는 농민들에게 축사를 시공하면서 실제 공사대금보다 21억원이 더 많은 허위영수증을 발급했다.

농민들은 이 영수증을 근거로 축산발전기금 융자금을 신청했고 결국 국고가 그만큼 낭비됐다.

박씨는 95∼97년 축산발전기금으로 신축하는 축사공사의 수입금액 5억4천만원을 장부에서 누락, 9천8백만원의 세금을 빼돌렸다.

손인영(孫仁英)삼화양돈 대표도 농민들에게 10억원의 축산설비공사 계약서 및 계산서를 허위로 작성 교부해 융자금을 더 대출받도록 했다.

손씨는 축산기자재 판매대금 7억2천2백만원 가운데 4천4백만원만 신고, 소득세 등 1천7백만원을 빼돌렸다.

〈백우진기자〉woo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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