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허종렬/「교직사회 흔들기」더이상 안돼

  • 입력 1998년 7월 6일 19시 56분


서울시내 한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연명으로 담임을 교체해줄 것을 요구한 ‘사건’이 벌어졌다. 일단 학교측과 교육청은 이를 거부했으나 더이상 정상적 교육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되었다.

이 사건은 최근 몇개월동안 진행된 학부모 사회 정부의 ‘교직사회 흔들기’의 연장선상에 있다. 교직사회 흔들기의 첫 단계는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학부모들이 학교 운영을 좌우하게 된 데서 출발했다. 그후 언론의 학교촌지문제 확대와 신정부의 교사촌지 엄단 방침, 그후 일부 학교장과 교육청이 취한 일련의 조치들로 교직사회 흔들기는 극을 이루었다. 감사원이 촌지 신고 창구를 개설하고 교육청 직원들이 감사반을 투입해 교사들의 캐비닛을 뒤졌으며 학교장이 교문에 촌지 거절 현수막을 내걸었다. 교사들은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게 되었다.

이런 상황 아래 이번 사건이 터졌다. 이젠 어린 학생들이 교사를 내쫓는 형국이 된 것이다. 정부와 사회, 언론과 학부모가 교직 사회를 이렇게 흔드는 것이 과연 진정 교육을 살리는 개혁인지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이번 사건이 순수하게 아이들이 일으킨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학부모 가 뒤에서 부추기거나 적어도 방조했을 것이다.양식 있는 학부모라면 이 일을 미리 알았을때 말렸어야 했다.참는 것을 가르치는 것도 교육이다. 어떤 이유든 학생들이 교사 교체를 요구하는 것은 교육적이지 않다.교사들은이사건에 대해 더이상 침묵하지 말아야 한다.

허종렬<서울교대교수·교육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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