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김차웅/지켜야할 우리갯벌

  • 입력 1998년 7월 16일 19시 39분


우리나라 갯벌의 총면적은 국토의 2.4%에 해당되는 2천3백93㎢. 이 중 약 83%가 서해안에 분포돼 있고 나머지는 남해안에 산재해 있다. 이처럼 방대한 갯벌을 갖고 있는 나라는 많지 않다. 서해안 갯벌은 캐나다 동부해안, 미국 동부해안, 북해연안, 아마존강유역과 더불어 세계 5대 갯벌지역으로 꼽힌다.

▼그동안 우리나라 갯벌면적은 급속도로 줄어들었다. 무분별한 간척 매립공사 때문이다. 시화지구 새만금지구 등 주요 간척매립사업으로 사라진 갯벌면적만 해도 87년 당시의 전체 갯벌면적의 29%에이르는 8백10.5㎢다.해양수산부는소규모 간척 매립까지 합하면 지난 11년동안 30∼40%나 줄어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충격적인 보고다.

▼갯벌은 자연이 준 보물이다. 연안해양생물의 66%가 갯벌을 먹이와 번식장소로 이용하고 있다. 어업활동의 90%가 직간접적으로 갯벌에 의존하고 있다. 갯벌은 가장 생산성이 높은 생태계의 하나다.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기능도 뛰어나다. 갯벌 10㎢가 갖는 정화능력은 인구 10만명의 도시가 배출하는 오염물질을 처리할 수 있는 하수종말처리장시설과 같다.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는 갯벌의 생태적 가치를 ㏊당 9천9백90달러로 매기고 있다. 농경지의 생태적 가치(92달러)보다 1백배이상 높다.

▼정부가 앞으로 대규모 간척사업을 전면 중단키로 하고 이에 따라 영산강 4단계 간척사업도 포기하기로 했다는 발표다. 재정적자가 가중되는 마당에 2조원이나 드는 간척사업을 새로 벌이는 것이 부담스러워 이런 결정을 내린 모양이나 어쨌든 갯벌보호를 위해서는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다. 우리 자신과 후손을 위해서도 갯벌과 습지를 메워 없애는 어리석은 일을 더 이상 해서는 안된다.

〈김차웅 논설위원〉cha4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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