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사회복지재단 ‘사랑의 전화’가 추진중인 ‘노숙자를 위한 원스톱 서비스센터’의 공사 진행을 방해하기 위해 나온 주민들.
‘사랑의 전화’는 4월 2억3천만원에 이곳의 부도난 봉제공장과 계약을 하고 실직한 노숙자들에게 취업교육과 심리상담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센터를 건립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조를 짜 골목 어귀로 나와 공사 관계자들의 출입을 막았고 최근에는 아예 골목 입구에 철문과 철조망까지 설치했다. 또 노숙자들이 몰려올 것에 대비, 철문앞에 대형 앰프와 사이렌도 가져다 놓았다.
‘사랑의 전화’는 13일 “의료센터 등 주민복지를 위한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주민 공청회를 열었지만 “무조건 반대”를 연호하는 주민들의 소란으로 공청회 자체가 무산됐다.
또 구청장과 시구의원들을 상대로 설득 작업에 나섰지만 도움은 커녕 격려의 말 한마디 듣지 못했다.
결국 주민들의 압박을 견디다 못한 건물주가 24일로 예정된 중도금을 받지 않고 계약금 2천만원과 공사 선수금 7백만원을 돌려주겠다고 22일 ‘사랑의 전화’측에 통보했다.
골목 어귀에 모여있다 이 사실을 전달받은 이들은 “이제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며 의기양양한 모습이었다.
“자꾸 국가가 노숙자들을 도와주니까그 사람들이 계속 집을 나오는 거에요. 밥 한끼 얻어 먹으려고 줄을 서고…, 그런 사람들을 자꾸 도와줘서 어쩌자는 겁니까. 정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시 외곽에다가 건물을 지어서 집어넣든지 해야지 동네 한복판에다가 나 원 참….”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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