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차범근감독 징계]한국축구위한 고언 이해를

  • 입력 1998년 7월 26일 20시 19분


차범근 전 월드컵대표팀감독은 자신의 축구 인생중 절반은 성공했지만 나머지 절반은 일부 실패를 겪고 있다. 그것은 분명 그의 책임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를 버려서는 안된다. 그는 세계축구계에 분명한 발자취를 남긴 선수이며 한국 축구를 한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독일에서 귀국한 후 그의 행보를 보라. 그는 유소년 축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어린이축구교실이라는 독창적 사업을 시작했으며 울산 현대감독시절에도 체력중시 축구를 벗어나 세계 축구의 흐름을 따르고자 노력했다.

나는 이번 사태가 한국 축구계의 의도적인 ‘차범근 죽이기’라고 생각한다. 그는 한국 축구에 대해 솔직하게 말했을 뿐인데 사실여부도 확인하지 않은 채 영구제명이니 자진 퇴출이니 하는 말들을 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진상 조사라는 것도 아이러니하다. 축구계에서는 차감독의 발언이 한국 축구계를 말살한다고 보고 있는데 그런 사람들이 진상 조사를 한다면 객관적 조사가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다.

차감독이 중국 언론과 인터뷰했을 때 그 자리에는 한국 기자가 없었다고 들었다. 중국언론과 통역사, 한국 언론등 여러 단계를 거치는 동안 내용이 와전됐을 수 있다. 설사 한국 축구계에 대해 좀 심한 말을 했더라도 누구보다 용기있고 한국 축구를 사랑하기에 자기희생을 감수하고 비판했을 것이다. 이제 우리가 관심과 정열을 쏟아야 할 것은 2002년 월드컵이다. 만4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새 회장은 일본 단독 개최를 말하고 있다. 이처럼 좋지 않을 때 모든 것을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에게만 맡겨서는 안된다. 한국 축구는 아직도 차감독을 필요로 하고 있다.

양현덕(축국지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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