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험전형 반응]고교교육 변화-고교등급제 논란

  • 입력 1998년 7월 29일 19시 35분


서울대에 이어 고려대 연세대 등 사립대도 입학정원의 상당수를 무시험전형으로 뽑기로 함에 따라 고교교육도 바뀔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서울대가 마련한 구조조정안은 그동안 과열입시로 인해 멍든 고교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교육부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고교교육정상화 및 사교육비 절감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학들이 무시험 추천전형에서 고교간 학력격차를 반영하기 위해 전국 2천여개 고교를 등급별로 나눠 가중치를 부여하는 ‘고교등급제’를 실시키로 해 일선고교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고교교육 변화▼

서울대를 비롯해 대부분의 명문 사립대들이 입시 전형에서 주요 평가요소로 삼아온 수학능력시험은 2002년부터 최저학력 기준으로만 사용될 뿐 사실상 무의미해진다. 대신 내신성적과 봉사활동 등이 주요 전형요소로 떠오르게 된다.

따라서 특별활동 시간에 다른 시험공부를 한다거나 봉사활동을 소홀히 하는 학생들은 입시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힘들어지게 되며 반장이나 학교회장 선거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경기고는 대학입시에서 무시험추천입학이 확대됨에 따라 학생들에게 학력경시대회나 웅변대회 등의 참가를 적극 권장하고 봉사활동 지도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휘문고도 지금까지 수능시험 위주였던 수업에서 폭넓고 자유로운 지도로 바꾸어나가기로 했다.

▼고교등급제 논란▼

서울대 등이 무시험 추천전형에서 고교간 학력격차에 따라 추천등급을 매기기로 한 방침을 발표하자 전국 대부분의 고교교사와 학부모들은 고교서열화가 재현될 우려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또 전국의 고교를 어떤 기준으로 등급화할 것인지의 문제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으며 학생들의 객관적인 추천기준 마련도 시급한 상황이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의 오성숙(吳星淑)회장은 “고교서열화가 시작되면 대학입시의 모든 부작용이 다시 고교입시로까지 옮아가는 셈”이라며 “학력주의와 인맥주의의 폐해를 부채질하게 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정훈기자〉hun3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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