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주민들 『여름 악몽』…간첩-장마-저온「불청객」

  • 입력 1998년 7월 29일 19시 35분


마냥 기다려도 ‘무더위’ ‘관광객’ ‘오징어’는 오지 않고…. 엎친데 덮친다고 무장간첩 출몰에 지루한 장마, 거기에 이상저온현상까지….

강원 동해안 주민들은 올여름 ‘반가운 손님’은 온데간데 없고 ‘불청객’만 몰려들어 여름장사를 망쳤다며 울상이다. 삼재(三災)가 겹쳤다는 것이다.

29일 강릉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 지역 해수욕장이 문을 연 이달 10일

이후 지금까지 비가 내리지 않은 날은 17일 단 하루뿐이었다. 또 전국적인 장마는 28일로 끝났으나 영동지방에는 주말까지 간헐적으로 비가 계속될 것이라는 예보다.

이와 함께 낮 최고기온도 평균 25도를 밑돌고 있다. 예년보다 2∼8도 낮은 이상저온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

이 때문에 동해안 90개 해수욕장의 입장객은 현재까지 48만2천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9만4천여명)에 비해 46% 감소했다.

또 이달들어 설악산을 찾은 관광객도 15만6천여명으로 지난해(20만8천명)보다 26% 줄었다.

콘도나 호텔 예약취소가 잇따르고 있고 일단 짐을 풀었다가도 예약일수를 채우지 않고 떠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속초 S콘도의 경우 17일 제헌절 연휴부터 다음달 10일까지 1천5백여 객실 예약이 끝났으나 실제로는 매일 1백∼2백 객실이 비고 있다.

이 지역 관광업계는 8월10일경이면 바닷물이 차가워지기 때문에 사실상 올 여름 장사는 끝났다며 한숨을 쉬고 있다.

관광객뿐만 아니다. 올해는 오징어도 잘 잡히지 않는다. 동해에 냉수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6월 이후 현재까지 오징어 어획량은 2천2백56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천4백77t)의 30% 선이다.

〈강릉〓경인수기자〉sung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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