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물바다를 이뤘던 서울과 인천 강화, 파주 의정부 동두천 등 경기북부지역 주민들은 7일 공무원 군인 등과 함께 어지럽게 널린 가재도구를 정리하고 침수건물 안에 고인 흙탕물을 퍼냈다.
이날밤 의정부의 경우 복구작업중 저지대가 다시 침수돼 주민들이 대피해야 했다.
그러나 피해지역이 넓고 규모가 큰데다 인원과 양수기 등 장비가 턱없이 모자라 복구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주택 밀집지역에는 장비가 중복 투입되고 외곽에는 구조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현상도 빚어졌다. 복구현장에서는 소방관 경찰 군 전기통신요원 등을 유기적으로 움직일 통합지휘체계가 가동되지 않아 행정력을 쏟아부은 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 의정부 동두천지역
의정부 동두천 지역은 7일 밤부터 다시 시간당 40㎜가까운 집중폭우가 내리며 의정부2동 호원동 주택가가 침수되며 주민들이 복구작업을 중단하고 긴급대피했다. 또 서울과 의정부를 연결하는 국도와 회령역앞 네거리 일대 도로가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다시 커지고 있다. 이에 앞서 공무원 경찰 군인 소방대원 등 3천70여명은 이른 아침부터 복구작업에 비지땀을 흘렸다.
특히 주택 30여채가 파괴된 의정부시 가릉3동 안골유원지에는 공무원 주민 등 8백여명과 굴착기 7대, 덤프트럭 10대 등이 투입돼 건물잔해를 걷어내고 하천토사와 쓰레기 등을 치웠다.
또 신시가지와 구시가지를 연결하는 지하도로 4군데에선 소방차를 동원해 물퍼내기 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중랑천변 일대 신곡1동, 의정부3동, 호원동 등 신흥 고층아파트의 지하실 침수는 대형 양수기의 부족으로 총43개동 중 2개동의 물만 완전히 뽑아낸 상태.
재해대책본부는 “대형 양수기가 없어 아파트 지하의 물을 완전히 퍼내기 위해서는 사흘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굴착기 덤프트럭 등 중장비가 부족해 하천과 도로에서 걷어낸 토사와 건물잔해를 옮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 90㎜ 이상의 비가 또다시 내린 동두천시는 시내를 통과하는 신천이 다시 범람할 것에 대비해 중장비를 동원, 유실 가능성이 높은 제방을 보완하는데 온힘을 쏟았다.
신천 범람으로 침수된 부산동과 상패동 일대에선 군 경찰 등 3백여명이 물이 빠진 도로를 정비하고 쓰레기를 치웠다.
왕숙천 지류의 범람으로 면지역 대부분이 침수돼 군내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 내촌면에는 공무원 군인 등 3백70여명이 투입돼 물흐름을 막았던 다리를 철거하는 등 복구작업에 땀을 쏟았다. 이날 새벽 폭우로 무너진 신북면 가채리 수어천 제방도 이날 재빨리 원상복구해 더 이상의 침수를 막았다.
▼ 서울지역
폭우로 매표소 천장까지 물이 차올랐던 지하철 7호선 도봉산역에선 이날 새벽부터 복구작업이 시작됐다. 작업을 담당한 소방관 공무원들의 작업복은 모두 흙탕물에 젖어 붉은색으로 변했고 구슬땀이 온몸을 적셨다.
소방교 정면두씨(44·도봉소방서)는 “이틀째 집에 못들어갔다. 수해지역이 워낙 넓어 복구 인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말했다.
6일 오전10시경 물이 빠지면서 복구작업이 시작된 동부간선도로의 경우 도로위에 쌓여있는 토사를 제거하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
7일 월계역 앞 하행선 도로는 굴착기 등 중장비가 동원돼 가로등을 일으켜 세우고 제방을 복구하면서 차츰 제모습을 찾아갔다.
서울시내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 서울 노원구 상계동 주민 1천여명은 인근 수락초등학교에서 6일밤을 지새운 뒤 7일 오후 햇볕이 나자 젖은 가재도구를 말리고 집 안팎을 청소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수백채의 주택이 침수됐던 노원구 공릉1,2동과 지하실 등이 침수됐던 강동구 암사2동 길동 등 저지대 주민들도 ‘물빼기 작업’을 마치고 집안 청소에 나섰다.
서울시는 이번 비로 지하실이 침수된 5천9백71동에 대한 배수작업이 마무리되는 즉시 분무기를 이용해 가구당 3회 이상 소독을 실시하기로 했다.
또 각 대피소에 수용된 이재민을 대상으로 장티푸스 등 예방접종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재민들에게는 모포 생필품 양곡 운동복과 라면 우유 등 구호식품을 지급하기로 했으며 10일까지 침수가옥의 가전제품을 무료수리해 주기로 했다.
서울시는 특히 중랑천제방 양쪽에 길이 15∼50m, 폭 5∼10m 규모로 마대를 쌓아 추가 범람에 대비했다.
▼ 파주지역
도시전체를 휘감았던 흙탕물이 썰물처럼 빠지자 ‘수중도시’ 파주는 황토빛으로 채색된 폐허의 모습으로 다시 형체를 드러냈다.
7일 오전부터 피해지역 곳곳에서 복구작업이 시작됐지만 피해규모가 엄청난데다 장비가 턱없이 부족해 복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서정보·하태원·이승재·박정훈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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