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사가 정부수립 50주년을 맞아 인터넷전자신문인 마이다스동아일보를 통해 온라인으로 접수한 독자들의 축하메시지에는 시련과 고통을 극복해온 우리 민족의 저력을 일깨우고 온국민이 합심하면 IMF위기를 얼마든지 헤쳐나갈 수 있다는 희망찬 내용이 담겨져 있다.
직장생활 2년째인 유인숙씨는 “건곤감리 태극기 정신을 가슴에 새겨 IMF터널을 빠져나온 그날을 훗날 2세에게 자랑스럽게 얘기해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퇴출은행 직원이라고 밝힌 최병남씨는 “힘들 때마다 왼손을 보면서 ‘인내’, 오른손을 보면서 ‘노력’을 생각하라는 만해 한용운의 격언을 되새기며 힘을 낸다”고 적었다.
박지훈씨는 “아무리 좋은 차도 휴식이 필요한데 우리는 50년간 쉴새없이 달린 후 지금 잠시 쉬고 있다”며 “다시 ‘코리아’라는 자동차에 시동을 걸자”고 말했다.
김규홍씨는 “너도나도 이재민을 돕는 것을 보고 한국인은 정이 많고 슬픔을 함께 나누는 멋있는 민족이란 자부심을 느꼈다”고 적어보냈다.
축하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반성하고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고 ‘세계에서 인정받는 한국’을 이루자는 지적도 많았다. 통일을 바라는 목소리도 높았다.
성상경씨는 “투철한 과거반성 없이는 자칫 정부만의 잔치로 끝날 지도 모른다”며 “나라의 진정한 주인이 누구인지 밝히고 그들을 위한 정부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북대 홍양표교수(윤리교육과)는 “분단을 고착시키고 독재와 지역감정을 조장한 인물들이 존경받는 현실을 통탄한다”며 “영호남 가리지 말고 민주세력이 다시 손잡아야 나라가 제대로 선다”고 말했다.
한연숙씨는 “지구촌의 급변하는 상황에 대응하지 못하고 우리끼리 자만했던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고 민지혜씨는 “7천만 겨레의 소원인 통일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루는 것이 완전한 정부수립을 이루는 길”이라고 단언했다.
IMF위기에도 정신을 못차리는 정치권에 대한 신랄한 비판도 쏟아졌다.
이효준씨는 “이제 ‘사오정’(말귀를 못알아듣는 유머의 주인공)정치는 그만하고 정직한 정치인으로 되돌아가라”고 질타했다.
김정치씨는 “박세리 박찬호처럼 우리 정치인들도 해외로 진출하면 지역감정조장 인신공격 돈봉투 등의 ‘장기’로 외화벌이에 성공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론지 동아일보의 역할을 기대하는 글도 눈에 띄었다.
박종진씨는 “가장 강력하게 비판하는 신문, 권력과 적절히 타협하지않고 권력을 겁내지 않는 신문이 되어 달라”고 주문했다.
지구촌 통신망인 인터넷의 특성을 살려 해외동포와 외국인의 참여도 두드러졌다. 독일 베를린의 정화씨는 “고국이 어렵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속상했지만 다시 굳건하게 일어설 것을 믿는다”며 ‘아이 러브 코리아’라고 적어보냈다.
외국인 지돌은 “한국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나라이며 세계가 한국을 지켜보고 있다”는 영문메시지를 보냈다. 독자 축하메시지는 7월15일부터 8월10일까지 모두 1백91건이 접수됐다.
〈김학진기자〉jean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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