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회사측은 울산종합운동장에서 1만6천여명의 직원이 참가한 가운데 ‘정상조업을 위한 결의대회’를 열었다. 노조의 불법파업 철회를 촉구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대회에 참가한 직원들은 ‘힘’이 없었다. 박수소리도 크지 않았고 구호를 따라 외치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물론 노조의 파업은 잘못된 겁니다. 하루빨리 정상조업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정상조업을 위해 꼭 이렇게 정면충돌을 해야 하는지…. 정말 답답합니다. 노조원도 모두 한 식구인데….”
대다수 직원의 대타협 기대와는 달리 경찰 투입이 임박하면서 노사 양측은 ‘마지막’으로 치닫고 있다.
노조는 이날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2백여개의 농성 천막을 노조사무실 주위로 집결시켜 공권력 투입에 대비했다. 붉은 머리띠를 두른 사수대원들이 계속 ‘투쟁’을 독려하기도 했다.
회사측도 임직원들에게 푸른색 ‘위기극복 스카프’를 착용토록 했고 시내를 돌며 시민을 상대로 노조의 불법성을 적극 홍보했다. 노조의 불법파업으로 울산경제가 죽어가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를 지켜본 울산 시민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마지막 충돌만은 막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양쪽 모두 지는 게 이기는 것이라는 말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서로 감정싸움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한걸음씩만 양보하면 극단적인 충돌은 피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마주 앉아야 합니다.”
〈울산〓이완배기자〉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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