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으로 보는 세상]高환율시대 주한미군 「큰손」부상

  • 입력 1998년 8월 17일 20시 09분


주한 미8군 영내에서는 요즘 보기 드문 일이 벌어지고 있다.

버거킹같은 패스트푸드점이나 술집에 때아닌 정리해고 바람이 불고 있는 것. 환율 때문에 영내에서 파는 각종 제품이 영외보다 비싸 미군들이 총총히 인근 이태원 등으로 빠져 나가는 바람에 장사가 통 안되기 때문. 원화는 물론 엔화, 동남아 화폐 등의 가치하락으로 월급이 크게 오른 이들 미군은 이번 여름휴가도 동남아나 일본에서 보내는 사람이 많았다고.

주한미군은 가족 및 민간공무원을 포함, 6만명 규모. 여기에 스키시즌 때 한국을 자주 찾는 오키나와 주둔 미군이 5천명 정도.

미군들의 관광상담을 주관하는 주한미협회(USO) 권태영 국내관광부장은 “지금이야말로 미군의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지만 국내에 추천할 만한 곳이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국내 몇몇 특급호텔이 미군유치를 위해 특별할인계약을 하고 있지만 실적은 아직 미미한 편. 호텔 품위유지를 위해 적극적 홍보를 할 수 없다는 이유.

“1년 단위로 교체되는 미군이 자국으로 돌아가 ‘한국은 볼 게 없는 나라’라고 말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돈만 들인다고 관광홍보가 되는 게 아닙니다.”

〈정재균기자〉jung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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