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 달 22일 서울 종로구 종로1가 모커피숍에서 사회복지법인 중앙회 이사 김모씨(43)에게 위조된 액면가 2백억엔(약 1천8백86억원)짜리 당좌수표 1장의 사본을 보여주며 “일본인 독지가가 사회복지사업에 사용하라고 준 수표다. 수수료를 주면 기부하겠다”면서 액면가의 3%인 57억여원을 챙기려한 혐의다. 이들은 또 같은달 28일 중구 소공동 모호텔 커피숍에서 위조된 액면가 1천억엔(약 9천4백30억원)짜리 일본채권 1장과 수표 1장을 사채업자 김모씨(40)에게 판매하려 하면서 “일본 왕실이 정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국책은행을 통해 발행한 것”이라고 속여 수수료를 받아내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이 사용한 당좌수표는 96년7월 이미 위조유가증권 수입혐의로 구속된 일본인 시바미야 아키오(芝宮照夫)와 오카자키 가즈도시(岡崎一壽)가 국내에 가지고 들어와 김씨에게 넘긴 것이라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구속된 김씨 등이 “시바미야 등 일본인들은 일본 야쿠자 조직원”이라고 진술함에 따라 일본 폭력조직이 개입된 국제적인 금융사기로 보고 일본당국과의 공조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IMF구제금융 이후 시중에 외환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정도의 많은 해외자금이 일본 등지에서 국내로 유입됐다는 소문의 실체가 사기행각에 불과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이번 사건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승재기자〉sj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