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감사 착수 당시 “공직사회 전반에 복지부동(伏地不動) 무사안일의 풍토가 사라지지 않고 공직사회 일각의 냉소적 자세가 정부개혁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소리만 요란했을 뿐 눈에 띄는 성과는 잘 보이지 않았다. 전체 1백19건 1백42명의 공직자를 적발했지만 대부분 하위직에 그쳤다. 2급이상 고위공무원은 6명, 투자기관 임원은 7명에 불과했다.
또 ‘구악(舊惡)’을 솎아내는데 치중했을 뿐 새 정부 출범 이후의 ‘신악(新惡)’에 대한 적발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특히 적발된 최고위직은 1급 한명으로 한때 외부에 알려졌던 차관급 고위공직자도 최종 처분대상에서는 제외됐다.
이에 대해 감사원 관계자는 “공직사회의 분위기 쇄신을 위한 경고성 예방감사의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공직사정이 일과성 감사에 그칠 사안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대대적인 암행감찰이 공직사회의 분위기를 꽁꽁 얼어붙게 만들어 복지부동을 낳았던 점에 비춰보면 ‘왜 그렇게 요란을 떨었느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