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와 노조 그리고 중재단측은 각각 협상대표 2명씩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오후 6시반부터 자정까지 실무협상을 열고 정리해고의 폭과 조건문제에 대한 협상을 벌였다.
이 협상에서 회사측은 정리해고 근로자의 수를 최종제시안인 6백15명에서 1백명 더 축소한 5백15명까지로 양보하고 1천23명에 대한 무급휴직 기간도 당초의 2년에서 1년반으로 줄이겠다는 양보안을 제시했으며 노조측 역시 정리해고를 원칙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선으로 입장을 양보했으나 정리해고 숫자를 더 축소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 정몽규(鄭夢奎)회장과 김광식(金光植)노조위원장 등 노사 대표와 국민회의 노무현(盧武鉉)중재단장 등은 이어 자정을 넘긴 시간에 본협상을 열고 막바지 협상을 벌였다.
이에 앞서 2기 노사정 위원회 김원기(金元基)위원장과 경총 김창성(金昌星)회장, 민주노총 이갑용(李甲用)위원장 등 노사정 대표 3명도 이날 오후 9시반 현대자동차를 방문, 막바지 노사자율협상을 독려했다.
▼ 중재활동
중재단은 노조에 대해 회사측의 정리해고가 불법이 아닌 만큼 정리해고를 수용할 것을 요구했고 회사측에는 정리해고 인원의 대폭 축소 등 획기적인 입장변화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중재단은 회사측이 최종적으로 제시한 정리해고 인원 6백15명을 2백∼3백명으로 줄이는 방안을 노사 양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재단의 조성준(趙誠俊)의원은 “그동안 개별적으로 노사 대표를 만난 결과를 토대로 중재안을 마련했으며 양측이 이에 대해 신축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말해 극적인 타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 회사·노조
회사측은 이미 회사를 떠난 직원들과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정리해고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또 노조가 정리해고만 수용하면 정리해고 인원은 다시 논의할 수 있다는 신축적인 반응을 보였다. 노조는 계속 정리해고가 아니라 돌아가며 6개월씩 무급휴직하는 방안을 주장했으나 타협의 여지는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 경찰
노사 협상 국면으로 가닥이 잡히자 경찰은 필수요원만 현대자동차 주변에 배치하고 대부분의 병력을 인근 학교운동장 등으로 철수시켰다.
〈울산〓정재락·이원홍·권재현기자〉jr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