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自 심야 대타협…노사-중재단 마라톤협상 의견접근

  • 입력 1998년 8월 21일 06시 54분


현대자동차 노사는 정리해고 근로자의 폭을 둘러싸고 20일 밤 늦게까지 협상을 거듭해 상당한 의견접근을 이루었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파업사태는 21일중 극적으로 타결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와 노조 그리고 중재단측은 각각 협상대표 2명씩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오후 6시반부터 자정까지 실무협상을 열고 정리해고의 폭과 조건문제에 대한 협상을 벌였다.

이 협상에서 회사측은 정리해고 근로자의 수를 최종제시안인 6백15명에서 1백명 더 축소한 5백15명까지로 양보하고 1천23명에 대한 무급휴직 기간도 당초의 2년에서 1년반으로 줄이겠다는 양보안을 제시했으며 노조측 역시 정리해고를 원칙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선으로 입장을 양보했으나 정리해고 숫자를 더 축소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 정몽규(鄭夢奎)회장과 김광식(金光植)노조위원장 등 노사 대표와 국민회의 노무현(盧武鉉)중재단장 등은 이어 자정을 넘긴 시간에 본협상을 열고 막바지 협상을 벌였다.

이에 앞서 2기 노사정 위원회 김원기(金元基)위원장과 경총 김창성(金昌星)회장, 민주노총 이갑용(李甲用)위원장 등 노사정 대표 3명도 이날 오후 9시반 현대자동차를 방문, 막바지 노사자율협상을 독려했다.

▼ 중재활동

중재단은 노조에 대해 회사측의 정리해고가 불법이 아닌 만큼 정리해고를 수용할 것을 요구했고 회사측에는 정리해고 인원의 대폭 축소 등 획기적인 입장변화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중재단은 회사측이 최종적으로 제시한 정리해고 인원 6백15명을 2백∼3백명으로 줄이는 방안을 노사 양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재단의 조성준(趙誠俊)의원은 “그동안 개별적으로 노사 대표를 만난 결과를 토대로 중재안을 마련했으며 양측이 이에 대해 신축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말해 극적인 타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 회사·노조

회사측은 이미 회사를 떠난 직원들과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정리해고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또 노조가 정리해고만 수용하면 정리해고 인원은 다시 논의할 수 있다는 신축적인 반응을 보였다. 노조는 계속 정리해고가 아니라 돌아가며 6개월씩 무급휴직하는 방안을 주장했으나 타협의 여지는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 경찰

노사 협상 국면으로 가닥이 잡히자 경찰은 필수요원만 현대자동차 주변에 배치하고 대부분의 병력을 인근 학교운동장 등으로 철수시켰다.

〈울산〓정재락·이원홍·권재현기자〉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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