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주변 시민들은 지친 표정속에서도 삼삼오오 모여 “어떻게 되는 거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거냐”며 협상추이에 대한 관심을 표출. 공장주변에서 4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윤두성씨(53)는 “결렬은 생각하기도 싫다”면서 “부디 충돌없이 무사히 끝나기만을 기도한다”고 막판 타결을 기대하는 표정. 대다수 시민들은 “지금 공권력 투입은 어려운 것 아니냐”며 평화적인 타결을 희망.
○…오전까지 비교적 평온한 모습이던 경찰은 협상이 다시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자 긴장. 궁금증을 감추지 못한 경찰관들은 휴식시간을 틈타 인근식당 등에서 뉴스를 보며 사태의 추의를 주시. 협상이 타결되기를 희망했다는 모 전경은 “아직도 타결의 가능성이 남은 것 아니냐. 경찰이 이렇게 오래 울산에 있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손해”라고 주장.
○…22일까지도 타협에 강한 자신감을 표시하던 중재단은 회사측 반발로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하자 난감한 모습. 중재단 이용범대변인은 “22일 오후 5시까지 분명히 타결된다. 타결에 실패하면 내가 기자단에 한잔 사겠다”고 장담했으나 쉬 타결되지 않자 초조한 표정. 이대변인은 “원래 노사협상이란 막판에 긴장이 생기는 법”이라고 변명하고 “노동부장관의 중재가 계속되고 있으니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며 기대.
○…노사 양측은 협상이 더 진전되지 않는 것에 대해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상대를 비난. 회사측은 “노조가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데도 비대위속보 등을 통해 ‘협상결렬’을 선언하는 등 분위기를 깼다”고 노조를 겨냥. 반면 노조측은 “아직 협상이 끝나지 않아 뭐라고 말할 수 없다”면서도 “우리는 정리해고 수용 등 많은 것을 양보했는데 회사가 이럴 수 있느냐”며 울분.
○…중재단의 노무현(盧武鉉)단장은 23일 낮 협상이 벽에 부딪쳤다며 “지난 밤에도 회의장 카펫에 누워 잠을 잤다”고 철야 협상을 계속해온 중재단의 절박한 심정을 토로. 더 이상의 중재활동이 의미가 없을 것 같다며 중단을 선언한 노단장은 회견장을 떠나며 취재진에 “다시 뵐 수 있기를 바라지만 그럴 기회가 없을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노동부 장관의 중재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끝까지 결과를 지켜보자”며 여운.
〈울산〓이원홍·권재현·이완배기자〉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