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 안산터널 심각한 구조결함…639곳 균열

  • 입력 1998년 8월 27일 07시 09분


하루 약 5만명의 승객이 이용하는 전철 안산선 반월∼상록수역 구간의 안산터널(총연장 1천73m)이 설계변경과 부실시공으로 심각한 구조결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터널과 터널 위의 매립토층을 받쳐주는 수용성 그라우트(지반보강재)가 지하수에 유실되면서 터널이 압력을 받아 6백39곳에 균열이 생기고 이 가운데 즉시 보수 보강해야 할 D급 균열도 83곳에 이르러 대형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도로교통협회가 6월에 실시한 정밀안전진단 결과 밝혀졌다. 국민회의 국창근 의원은 이 안전진단 보고서를 제출받아 26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균열의 깊이는 10∼35㎝이며 이 중 일부는 콘크리트 터널(두께는 입구가 65㎝, 나머지는 40㎝)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특히 균열이 심한 상록수역쪽 터널 위로는 93년 이후 수인산업도로 8차로 공사가 진행중이어서 앞으로 터널에 더욱 무리하게 하중이 가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 콘크리트 강도가 99∼2백86㎏/㎤(평균 1백56㎏/㎤)로 설계기준인 2백10㎏/㎤에 크게 못미쳤고 콘크리트와 철근의 부식속도가 1년에 11∼19㎜로 정상수준인 1㎜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

이로 인해 터널 전체에서 △철근노출 17곳 △누수 13곳 △재료분리(박락)와 이음새균열 1백32곳 등 1백62곳의 결함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안산터널 상록수역에서 터널 안쪽 2백50m 구간을 당초 개착식공법(박스공법)에서 나머지 구간과 같은 NATM공법(터널파기공법)으로 변경하는 바람에 지질상 안정성 문제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서울지방철도청은 96년9월 이후 모두 4차례에 걸쳐 철도건설본부에 안산터널의 보수를 요청했으나 철도건설본부는 균열부위만 부분보수했을 뿐 2년간 근본적인 보수공사를 미뤄 대형사고의 우려를 무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산터널은 동아건설이 공사비 1백19억4천3백만원을 받고 86∼88년에 건설한 복선터널로 안산선 전동차가 하루 왕복 2백50회 운행하고 있다.

〈이 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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