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총장은 이날 오전 9시 서울대 본관 4층 집무실에 출근, 9시간여 동안 집무실에 머무르며 보직교수들과 거취를 상의한 뒤 이날 오후 사실상 사의를 표명.
총장의 사의표명 소식을 전해들은 서울대 교직원들은 “지성의 상징인 서울대 총장이 불미스런 일로 물러나게 된 것은서울대역사에씻을 수 없는 오명을 남기게 될 것”이라며 난감해 하는 기색이 역력.
○…서울대 교수협의회 관계자는 “대학의 구조조정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앞두고 갑자기 총장이 불명예 퇴진하게 돼 걱정이 앞선다”면서 “서울대 총장이라는 직책을 맡고 있으면서 자녀에게 고액 과외지도를 한 것은 도덕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
○…선우총장의 부인 한모씨(55)는 이날 경찰에서 조사를 받은 뒤 착잡한 표정으로 “남편에게는 딸의 과외 이야기를 하지 않았으며 학원비 2천만원은 친척과 형제한테 몰래 빌렸다”고 주장.
한씨는 “지난해 수능시험을 앞두고 딸의 성적이 좋지 않아 고민하던 차에 담임선생이 전화로 ‘좋은 학원을 소개해주겠다’고 제의했다”고 설명.
한씨는 “무리를 해서라도 딸을 학원에 보내고 싶었다”면서 “무엇보다도 총장(남편)께 죄송할 따름”이라고 후회.
○…서울대총장의 딸이 고액과외를 받은 것으로 확인되자 그동안 불법과외 근절 정책을 강력하게 펴온 교육부는 당혹해하면서 혹시 불똥이 자신들에게 튀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
교육부는 선우총장이 2002학년도부터 전면 무시험전형을 도입키로 하고 연구중심대학으로의 개편 등 구조조정을 주도해 왔기 때문에 그의 사퇴가 서울대의 개혁은 물론 교육개혁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에 대해서도 우려.
○…경찰이 공개한 학부모 명단에 적힌 직업과 직위가 실제 내용과 다른 부분이 많아 사건을 축소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이날 발표된 명단에는 선우총장의 직업이 ‘상업’으로, 서울지검 모부장검사의 직업이 ‘무직’으로 기재돼 있었던 것.
게다가 1주일 동안 36명에 대해서만 조사를 마쳤거나 1차조사를 끝내 수사를 미온적으로 해온 인상.
〈이진녕·박정훈·이헌진기자〉jinn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