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10대강도에 16발…등교길 학생들「공포」

  • 입력 1998년 8월 31일 19시 24분


10대 강도를 쫓던 경찰이 학생 30여명이 서있던 버스정류장 부근에서 실탄 10여발을 쏘며 범인을 검거하는 바람에 등교길 학생들이 한때 공포에 떨었다.

31일 오전 7시10분경 서울 광진구 자양2동 국민은행 자양지점 앞에서 서울 동부경찰서 소속 장재훈 경장 등 경찰 4명이 박모씨(49)집에서 현금 74만원을 빼앗은 뒤 훔친 차량을 타고 달아나던 김모군(17·무직)을 향해 실탄 12발을 쐈다.

경찰이 쏜 실탄에 김군은 오른쪽 엉덩이와 왼쪽 엉덩이, 오른쪽 팔꿈치에 모두 5발의 실탄을 맞고 현장에서 붙잡혔다.

그러나 김군이 붙잡힌 지점이 버스정류장에서 불과 5m정도 떨어진 곳이며 당시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등교길 학생 30여명이 혼비백산해 급히 피한 것으로 밝혀져 경찰의 안전불감증에 대한 비난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김군이 경고방송과 4발의 공포탄 사격에도 불구하고 차량으로 주택가를 질주하며 순찰차를 들이받는 등 난동을 부린데다 학생들이 서있던 버스정류장으로 돌진하려고 해 실탄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동부경찰서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목격자 등을 상대로 경찰관들이 총기사용규칙을 준수했는지 여부 등 정확한 진상을 조사중이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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