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사받던 10대 도주하자 실탄쏴 중태

  • 입력 1998년 8월 31일 19시 26분


무면허 운전을 한 혐의로 파출소에서 조사를 받던 중학생이 감시소홀을 틈타 달아나다가 권총 실탄을 머리에 맞아 중태에 빠졌다.

30일 오후 11시반경 경남 마산시 회원구 구암1파출소에서 조사를 받던 김모군(15·Y중 3년)이 3백여m를 달아나다가 이 파출소 이기도순경(37)이 쏜 총에 맞아 부산 백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순경은 “공포탄과 실탄을 1발씩 발사하며 추격을 하다가 김군이 주차된 승용차 밑에 숨기에 ‘밖으로 나오라’며 권총을 든 손으로 김군의 어깨를 치는 순간 실탄이 격발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군 가족은 “무면허 운전 외에 다른 범죄 용의점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전혀 반항하지 않았는데도 경찰이 과잉대응하는 바람에 참사가 빚어졌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경남지방경찰청은 과잉대응 혐의가 드러나면 이순경을 중징계하고 파출소장도 문책키로 했다.

김군은 친구 3명과 함께 면허없이 아버지의 승용차를 몰고가다 마산시 구암1동 구암굴다리 앞에서 순찰중이던 경찰에 붙잡혀 파출소에 인계됐다.

〈창원〓강정훈기자〉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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