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14명 『1천만원이상 줬다』…사기과외 명단입수

  • 입력 1998년 9월 1일 18시 54분


서울 강남지역 고액과외 사기사건에 연루된 74명의 수사대상 학부모 가운데 경찰에서 한신학원장 김영은(金榮殷·57)씨에게 과외교습비로 1천만원 이상을 제공했다고 시인한 사람은 14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1차 참고인조사를 마친 학부모 가운데에는 국가정보기관에서 일하는 J씨와 현직 교통경찰 N씨, D건설사 사장 L씨 등이 포함돼 있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본보취재팀이 1일 단독입수한 경찰의 학부모조사내용에 따르면 선우중호(鮮于仲皓)전서울대총장 전숙희(田淑禧)전한국펜클럽회장 연세대의대 오모교수(47)외에 H백화점지점장 송모씨와 공기업과장 최모씨가 각각 4천2백만원, K보험이사 상모씨가 3천8백만원을 자녀의 과외비로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모씨는 그러나 경찰에서 “단 하루도 과외를 받지 못하고 사기만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D물산사장 남모씨와 커피숍을 경영하는 박모씨(여) 등이 각각 3천만원을 자녀의 과외비로 지불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수배를 받던 중 1일 새벽 자진출두한 한신학원 실장 김달숙(金達淑·49·여)씨를 상대로 학부모들이 진술한 과외비 액수를 확인하는 등 학원관계자와 관련교사에 대한 추가조사를 통해 정밀 확인작업을 벌일 방침이다.

경찰은 또 김실장을 상대로 현재 잠적중인 학원장 김영은씨와의 공모 여부 및 동료 교사를 지속적으로 김원장에게 소개한 ‘중간책’ 교사의 명단과 광고전단에 실렸던 유명 강사진의 실제 강의 여부 등에 대한 확인작업을 벌였다.한편 경찰은 1일까지 연락이 두절된 6명을 제외하고 수사대상 학부모 74명에 대한 조사를 일단락지었으며 관련교사 1백38명 가운데 88명에 대한 소환 및 방문 조사를 끝냈고 교사 53명을 배임수재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김경달·이헌진기자〉d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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