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 나타나 있는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번째 문제는 표면적인 것으로서, 국가 권력의 부정으로 나타날 수 있는 국민의 피해이다. 이는 복서라는 말의 죽음으로서 대표된다. 이 말은 국가 권력에 대한 충실한 추종자이지만, 노동 능력을 상실하면서 권력에 의해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된다. 이 과정에서 돼지들, 즉 정치 권력은 두 가지 잘못을 범하는데, 하나는 권력을 이용해 자신들이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는 말, 즉 국민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간접적으로 살해했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스스로 합의를 무시한 채 권력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복서의 죽음에 대해 거짓된 정보를 국민에게 전달했다는 점이다. 국민적 합의에 의해 정치 권력이 정당성을 가지므로 정부는 국민에게 모든 사실을 정확히 공개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복서의 죽음에 대한 거짓된 정보를 전하고 사실을 은폐함으로써 정치 권력의 정당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부정한 정치 권력에 의해, 국민은 왜곡된 정보를 들으며 피해를 보고 희생을 강요당하게 된다.
그러나 모든 문제가 단지 정치 권력만의 책임은 아니다. 국민적 합의에 의해 정치 권력이 행사될 때, 국민은 이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권리와 의무를 가진다. 그러나 이 글에서 복서는 두 금언을 통해 권력에 대해 맹목적이고 비합리적으로 추종했으며, 다른 동물들도 정부의 거짓된 정보에 대해 비판하지 않고 무작정 받아들였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들에게도 국가 권력의 부정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것이다. 실제로 국민에게 희생을 강요한 부패한 정부의 수립 과정에는 군사적 힘을 바탕으로 독재를 강요한 경우도 많지만, 국민 스스로 정치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의 의무를 게을리 함으로써 부정과 부패를 방조한 경우도 적지 않은 것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볼 때, 복서의 죽음도 단순히 동정의 측면에서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복서는 스스로 두 금언을 통해 정치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의 의무를 포기했다. 따라서, 물론 모든 책임의 소재가 그에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죽음에는 스스로의 책임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도리어, 그의 죽음이 왜곡되어 전달됨으로 인해, 국민의 정치권력에 대한 맹목적 추종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물론 정치 권력이 국민적 합의에 의한 정당성을 포기하고 거짓된 정보를 통해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부정한 정치권력을 행사할 경우 결과적으로 국민은 재산과 생명의 안전을 위협받는 등 큰 피해를 보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은 근본적으로, 국민이 정치 권력에 대한 감시의 의무를 소홀히 하고 무비판적으로 순응하는 데에 더 큰 원인이 있다. 따라서 국민은 스스로 정부에 대한 적극적인 비판과 감시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부정한 국가 권력과 그로 인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