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경북대 정문 입구 교내 게시판. 면학분위기 조성을 위해 이달부터 학내에서 허가된 발표회나 정기연주회외의 풍물 연습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다소 이례적인 공문이 나붙었다.
이 공문은 “이를 위반하는 학생은 학칙에 의해 징계할 것이나 풍물패들이 교외에서 연습을 원할 경우 어느때라도 학교버스를 제공하고 연주발표회 등 공식활동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극약처방’이 내려진 것은 최근 ‘풍물소음’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교내여론을 대학당국이 받아들였기 때문.
대학 관계자는 “단과대별로 22개나 되는 풍물패가 시도때도 없이 연습을 하면서 극심한 소음을 유발, 교수들과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6월에 치러진 대학총장선거때 ‘풍물패 교내활동금지’가 후보자들의 공약이 될 정도로 소음공해가 심각한 상태”라고 밝혔다. 대구지역 대학가에서는 ‘과외활동’에 불과한 풍물연습이 대학의 본질인 학문연구를 방해할 수 없다며 경북대의 결단을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 대학 총동아리연합회는 “학문연구를 이유로 대학인들의 전통문화 계승을 위한 노력과 학생들의 자율적인 문화활동이 봉쇄될 수 없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대학내 풍물패의 연습으로 인한 소음은 경북대만의 문제가 아닌 전국 각 대학의‘공통현안’.
수도권의 모대학에서는 수업시간중 강의실 옆에서 하는 학생들의 풍물 연습을 말리던 교수가 학생들로부터 무안을 당한 적도 있었다. 어렵사리 ‘공론화’된 이 문제가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내려질지 대학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구〓정용균기자〉jyk061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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