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절단 떼강도 사건’이 발생한지 5일째인 11일 낮 마산 S병원 7층 입원실. 피해당사자인 강모군(10)은 며칠 사이 친해진 간호사 박모씨(34)를 붙잡고 호소했다. 제발 병실에 사람을 들여보내지 말라는 것이었다.
간이 침대에서 잠깐 눈을 붙이고 일어난 강군의 아버지는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우리 아들은 괜찮아요. 당신들, 내가 어떻게 되는 꼴을 보고싶소.”
그는 노기 띤 얼굴로 기자들에게 돌아갈 것을 ‘명령’했다. 경남 진해에 산다는 강군의 고모도 “카메라만 들이대면 아이가 진저리친다”며 “제발 모르는 척 해달라”고 애원했다.
강군은 처음 입원했을 때는 통증도 잘 참는 등 의연한 모습을 보였으나 취재진이 몰려들고 ‘위로 방문’이 줄을 이으면서 극도의 불안증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에도 경남도 교육감과 마산교육청 관계자 등이 병실을 찾아 강군을 ‘위로’했다. 병원 관계자들은 “끊임없는 위로방문과 취재진의 등쌀에 의료진도 지쳐있는데 어린애가 오죽하겠느냐”고 입을 모았다.
경찰도 강군에 대한 지나친 관심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경찰이 쫓고 있는 용의자의 신원까지 일부 노출돼 수사에 적잖은 지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강군은 지금 손가락이 잘려 나간 아픔보다도 그것을 자꾸 ‘확인’하려는 어른들의 관심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강군 스스로 ‘별게 아니다’는 생각을 가져야만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는데….”
강군 치료를 맡고 있는 성형외과 의사는 “지금 강군에게 필요한 건 정신적인 안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마산〓강정훈기자〉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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