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자면 학생들에게 교과성적 위주의 공부와 입시준비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대신 사고력과 적성 인성을 키워주는 전인교육의 기회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고교교육이 개선되면 초중교교육까지 연쇄적으로 정상화하는 효과가 기대되고 대학교육의 질도 나아질 것이라는 논리다.
이를 위해 새 제도는 겉으로는 대학에 다양한 전형방법의 선택 등 학생 선발을 위한 자율권을 부여하고 있지만 내용상으로는 본고사 위주의 필기시험을 금지하는 등 상당히 타율적인 성격도 갖고 있다.
▼무시험전형의 의미〓교과성적과 함께 적성 특기 품성 체능 등 비교과 활동도 중시해 고교 3년 동안의 누적된 자료와 기록에 의해 학생을 선발하자는 것이다. 이 경우 우수학생의 개념이 성적 위주로 평가하는 지금과 크게 달라진다.
모든 대학이 무시험전형을 채택하지는 않겠지만 무시험전형이 일반적인 전형방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무시험전형 방법으로는 추천제, 특기자전형, 대학 나름의 독자적 전형형태 등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새 입시제도에 대한 정부 대학 고교의 역할〓정부는 다양한 전형자료를 개발해 대학에 제공하고 새 입시제도에 맞춰 고교교육이 정상화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대학은 대학의 특성과 모집단위의 특성에 맞게 학생선발 방법을 다양하게 하되 성적과 성적 이외의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학생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선발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고교는 입시 교육 일변도에서 탈피해 학생들의 개성을 존중하고 창의성을 살릴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하며 학생 개인별로 개별화한 진로지도를 강화해야 한다.
▼학교생활기록부〓교과성적 기록은 지금처럼 절대평가 방식(수우미양가)과 상대평가 방식(과목별 계열별 석차)을 모두 활용한다. 그러나 지금처럼 입시에서 교과성적만 반영되던 관행에서 벗어나 학생의 특기, 특별활동, 각종 기록 등의 요소도 중요하게 반영된다.
교과성적은 대학의 특성이나 모집단위의 성격에 관련된 과목만 주로 활용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주관식 출제가 확대되고 사고력 위주의 쉬운 출제원칙이 계속 유지된다. 2000학년도부터 원점수는 제공되지 않고 표준점수만으로 성적을 표시하게 된다.
총점 위주로 석차를 매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총점을 표시하지 않는 대신 5개 영역별 점수가 표시돼 대학별로 모집단위에 따른 영역별 점수 반영이 주로 이뤄지게 된다. 영역별로 점수를 9∼11단계로 표시해 대학이 표준점수와 함께 등급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대학 자체 전형자료〓본고사는 금지되지만 사고력 평가를 위해 논술고사는 실시할 수 있다. 학생활동이나 특별활동 사회활동 동아리활동 취업경력 경시대회 수상경력 효행수상경력 특수기능보유 자격증 등이 전형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또 추천서 수학계획서 자기소개서 학교특성 에세이 등도 전형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면접〓무시험전형에 따라 면접을 강화하는 대학도 있고 간단한 면접만 하거나 아예 면접을 하지 않는 대학도 있을 수 있다. 학력 이외의 인성 가치관 도덕성 지도력 잠재력 정의감 협동심 기초소양 독서력 의사표현능력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이진녕기자〉jinn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