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임사빈/공무원 인-허가 재량권 축소를

  • 입력 1998년 9월 22일 19시 04분


요즘 지도층 인사들의 비리 사실이 연일 보도되고 있어 오랫동안 공직과 정치권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가족들 보기가 민망할 정도다.

돌이켜보면 지난 반세기 동안 역대 정권이 비리척결을 위해 아무 노력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제1공화국은 비리척결, 제3공화국은 서정쇄신, 제5공화국은 정의사회구현, 제6공화국은 범죄와의 전쟁, 김영삼 정부는 부정부패 척결등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개혁을 추진했으나 그때뿐이었다. 오히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뇌물과 부정의 규모는 점점 커져 사과 한상자가 돈 한상자가 되었다. 이는 뇌물을 주고 받는 근본적 원인은 제거하지 않고 결과에 대한 단발성 처벌만 했기 때문이다. 현정권의 개혁도 역대 정권의 방식을 답습한다면 허사가 되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먼저 뇌물을 줄 필요가 없게 만들어야 한다. 인허가 민원 담당 공무원들의 재량권을 축소함으로써 뇌물을 주어도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하는 것이다. 즉 인허가 민원의 구비서류, 처리절차, 가부결정기준과 도로교통법 건축법 세법 식품위생법 등 각종 법률위반 행위에 대한 처벌 절차 및 형량을 낱낱이 법률로 규정해 정상 참작이나 예외가 없도록 하면 된다.

둘째, 공무원들이 어떠한 경우에도 금품의 유혹에 현혹되지 않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즉 뇌물을 받은 공직자는 액수의 과다나 대가성 여부를 불문하고 평생 공직박탈과 경제적인 중벌을 받도록 법제화함으로써 예외가 없도록 해야 한다.

임사빈(위지지역경제硏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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