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취재팀이 서울시내 30개 사립초등학교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22개교가 연간 이자율이 10∼13%에 달하는 적금형 대신 연리 5∼6%에 불과한 자유저축상품에 학생들의 저금을 맡기고 있는 것으로 11일 밝혀졌다.
시중은행도 사립초등학생들의 예금을 따내려고 ‘쟁탈전’을 벌이는데 그 이유는 학교측에서 최고의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보장하는데다 잠재고객이 될 학생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이점 때문. 실제 사립초등학교에서 1년에 은행에 맡겨지는 돈은 보통 2억∼5억원에 달하며 이 돈이 자유저축상품에 투자될 경우 은행측은 연간 4천만∼5천만원의 이익을 챙길 수 있게 된다.
최근 서울 B초등학교와 예금계약을 한 A은행 M지점의 한 관계자는 “사립초등학교와 거래할 경우 학생이 졸업하기까지 6년간은 예금을 찾아갈 걱정이 없어 예금액을 안정적으로 돌릴 수 있기 때문에 은행사이에서는 최고의 고객으로 꼽힌다”며 “초등학교와 예금유치를 위해 교사에게 접근해 여러가지 방법으로 유혹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라고 귀띔했다.
특히 동화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의 퇴출사태 이후 이들 은행과 거래하던 수십개의 사립초등학교가 ‘무주공산(無主空山)’이 되자 은행들은 이들 학교와 거래를 트기 위해 치열한 로비전을 벌였다는 후문.
B은행 I지점 관계자는 “은행 퇴출 당시에는 사립초등학교 하나를 따내기 위해 1천만원에 이르는 로비자금이 든다는 소문까지 나돌 정도였다”고 전했다.
〈박정훈기자〉hun3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