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의대 부설 ‘골수정보은행’에서 나온 의료진이 설치한 채혈대 앞에는 팔을 걷고 피를 뽑는 학생들이 줄을 이었다. 유전자 배열이 같은 백혈병 환자에게 골수를 기증하기 위해 혈약검사를 하기 위한 것.
이 골수기증운동은 8월 이 대학 지리학과 출신의 문순철씨(34·한국농촌경제연구원)가 만성골수성 백혈병을 앓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지리학과 학생회가 학과 단위의 모금운동과 골수기증운동에 나섰던 것.
다행히 문씨는 10월초 유전자 배열이 동일한 사람으로부터 골수를 기증받기로 결정돼 새 삶을 찾게 됐다.
단순히 ‘동문애’로 이 운동을 시작한 지리학과 학생들은 문씨의 병을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만 매년 4천명 가량의 백혈병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따라 이 운동을 ‘생명사랑운동’으로 승화시키기로 하고 이날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전교생을 상대로 골수기증운동을 시작한 것.
이날 골수 기증의사를 밝힌 박상현군(19·지리학과)은 “건강한 사람들의 작은 정성이 사지(死地)로 향하는 백혈병 환자들을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이 행사에 참가하게 됐다”며 “이웃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우리사회를 보다 밝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운동에 좀더 많은 사람들이 참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 운동에 참가의사를 밝힌 학생은 모두 30여명. 14일까지 이어질 이 행사에 50∼60명의 학생이 골수기증의사를 보일 것으로 지리학과 학생들은 기대하고 있다. 02―880―6444
〈박정훈기자〉hun34@donga.com
구독
구독
구독